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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수영 (6)
작성자 : 우OO 작성일 : 2023-10-12 10:03:22   조회수 : 453   

수면(睡眠) 활동은 또 다른 수면(水面) 활동에 영향을 준다. 새벽에 일어나려면 일찍 자는 것이 좋다. 그런데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 새벽 세 시쯤 잠들었다. 푹 잤던 시간은 고작해야 두 시간에 불과했다. 알람을 듣고 일어났는데 죽은 자의 부활을 체험하는 듯했다.


가위에 눌리다 깬 것처럼 갑작스레 일으킨 몸에 전기가 흘렀다. 합선돼서 어딘가 고장난 듯한 몸을 질질 끌고서 센터에 도착했다. 비몽사몽했다. 그런데 물에 들어가는 순간 졸음이 떠났다. 찬물이 날카로운 정신을 잉태한 것이다.


피곤해서 연습에 집중하지 못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어제보다 오늘이 나았다. 다행히도 몸이 배운대로 잘 움직였다. 자세를 유지한 상태로 숨을 천천히 내쉬며 앞으로 나아갔다. 도중에 강사님이 팁을 전수해 주셨는데, 가르침대로 팔을 귀 뒤에 붙이고 쭉 뻗은 상태로 양쪽 어깨를 몸 안쪽으로 오므리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여태껏 손은 모으지 않고 만세한 상태로 헤엄쳤는데 팔이 자주 벌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손을 모으고 하니까 자세를 유지하는 게 훨씬 편했다. 몸이 제법 날렵해졌다. 강사님이 이 자세가 물의 저항을 이겨내는 데 최적의 자세라고 말해주셨다.


내 몸이 어땠는지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몸을 작살 모양으로 변신시키는 상상을 하며 자세를 취했다. 확실히 어제보다 힘이 덜 들었다. 물의 저항을 이겨내는 데 이런 작살 모양의 자세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물 밖에서는 날선 인간형으로 살아가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손 모양이나 뾰족하게 만들고 있다. 악한 동기 없이 가지런히 모인 두 손은 아무리 딱딱한 벽이라도 부드럽게 수용한다. 날카로운 모양으로 헤엄치는 법을 배우는 동안 타인의 마음을 난도질하는 날카로운 모습들을 조금씩 씻어낸다. 땅에서는 함부로 날카롭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다짐했다.


수영을 배우는 동안에 재미있는 생각, 기쁜 마음들이 내 안에서 마구잡이로 부상한다. 바깥은 추워지고 있지만 오늘 하루 성실히 헤엄칠 동기를 얻는다. 또 내일 새벽에 합선된 몸과 찬물을 받아들일 용기도 얻는다.